[이집트 포트사이드 여행 1] 이집트의 최북단 끝

코로나 기간에 한달 간의 이집트 여행에서 대부분의 여행지는 전부 돌았다고 생각했다. 그 후에 이집트에 살다보니 카이로 주변에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다른 다양한 여행지들도 알게 되었다.

파이윰, 아인소크나, 포트사이드, 노스코스트 등이 대표적인데 아무래도 이곳에 머무르며 살다보니 오히려 더 놀러가지 않게 되는 듯하다.

파이윰은 작년에 친구의 동생이 여행 이벤트를 열어서 응원차, 여행차 다녀왔고, 나머지 지역은 기회가 생기더라도 잘 가지 않게 되었다. 언젠가 살면서 한 번쯤은 가겠지 하는 마음..?

계획왕인 케이케이가 작년부터 조금씩 포트사이드 여행을 이야기 했었다. 그러다 몇 달 전 현실적으로 날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번 2월 초 드디어 다녀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만족! 하지만 머릿속에 이렇게 계획적인 케이케이와 가지 않았더라도 재미있었을까?하는 의문은 남는다.

오전 7시, 케이케이가 미리 예매해둔 고버스를 탔다. Super Go D 클래스를 탔는데, 불편함은 없었지만 (타자마자 잠듦) 안전벨트는 작동하지 않았다.

예정과 비슷하게 출발하여 세 시간 뒤인 10시쯤 포트사이드에 도착했다. 포트사이드에 대해서 많이 듣기는 했지만 디테일을 들은 기억은 없는 듯하다. 속으로 완전 시골을 생각했는데, 웬걸 눈 앞에 보이는 도시 풍경이 신선했다.

아침 찬 공기에 그렇게 느껴졌을까. 카이로 공기와는 확연히 다르게 신선한 공기가 코를 통해 들어왔다. 길거리도 둔감한 내가 보기엔 카이로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깔끔했다.

우리가 처음으로 향한 곳은 페리 선박장. 택시를 타고 갔는데, 이 날 대부분의 이동에 택시를 이용했다. 다합과 마찬가지로 앵간한 거리는 전부 20파운드를 지불했다. 누가 보아도 외국인인 우리에게 덤태기를 씌우는 택시 기사는 없었던 듯하다. (다 케이케이가 알아서 딜해서 확실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그냥 가격 안 묻고 탈 때도 내릴 때는 15분정도 이상 운전이 아니라면 다 20파운드라고 말씀하시더라)

페리를 타고 아마 섬으로 들어간 듯하다. 페리는 무료였고, 꽤나 자주 있는지 거의 기다린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 3년 전 케이케이가 혼자 왔을 때는 기다리던 기억이 있었다고 한 걸보면 우리는 주말(토요일)에 방문한거라 평소보다 더 자주있던 것일지도.

페리를 타고 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바로 앞의 엄청 크고 하얀 모스크가 이곳에서 보기 드물게 밝고 깔끔하여 이국적인 느낌을 풍겼다. 케이케이와 나 누구도 튀르키예에 가본 적은 없지만 둘 다 튀르키에를 떠올렸다.

그렇게 페리를 타고 도착하여 바로 택시를 부르고 우리가 간 첫 방문지는 어느 해변이었다.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더 끝으로 끝으로 걸었다. 쓰레기와 파도에 쓸려나온 조개껍질과 해조류들이 지천에 깔려 지저분했다. 무거운 구름이 많아 카이로와는 확연히 다른 느낌을 주었다. 케이케이는 전에 비가 왔었다며 우산까지 챙겨왔다. 걷다보니 군사기지인지 울타리가 쳐지고 군인이 서서 막았다. 그 바로 앞에는 어떤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짐을 내려두고 우리를 향해 걸어오던 남자에게 화장실을 물어 바로 앞 카페에서 화장실을 이용했다. 그 주인이 이 해변은 자신이 소유한 곳이라며 50파운드(약 1,500원)를 내야 한다고 했다.(인당 X, 그룹당) 11시에 도착해서 두 시간 정도 머물고 떠날 때 딱 마침 그 남자가 와서 돈을 냈다. 화장실 이용료라고 생각할만 했다.

3년 전 케이케이가 3월인가 왔을 때 이곳은 무척 추웠다고 했다. 추위를 엄청나게 당부했고, 나를 위해 비니와 손장갑을 사서 선물까지 줬다. 그런데 우리가 갔을 때는 그렇게 춥지 않았다. 해도 강했다.

피크닉을 위해 요가매트를 각자 가져왔었는데 너무 강한 해 때문에 파라솔 그늘 아래로 한 차례 요가매트를 옮겼다. 사진찍기 좋아하는(사진을 위해 여행이든 약속이든 계획하는 듯한) 케이케이 덕에 꽤나 이쁘게 피크닉을 할 수 있었다. 아침으로 먹을 빵도 준비해왔고, 본인 집에 있던 흰색 매트도 가져왔다. 나로서는 무척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렇게 사진을 찍고, 케이케이는 물에 발을 담가가며 걸었다. 그를 위해 부츠를 신고오고, 젖은 옷을 갈아입기 위해 여분의 옷에 데카트론에 가서 방수 종아리 보호대로 추정되는 것도 사왔다. 전에 왔을 때는 젖은 채로 그대로 카이로에 왔다고 했다. 엄청 추웠을 때인데..!

나도 케이케이의 말에 따라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기는 했지만, 운동화를 신고 물에 들어갈 자신은 없었다ㅠ 게다가 그렇게까지 원하지도 않았고.. 그냥 앉아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살랑살랑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었다.

케이케이가 만족스러울만큼 사진을 찍고, 물도 다 즐기고 나서야 내 곁으로 와서 빵을 먹으며 수다를 떨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여기에서 카프로스 섬과 그리스, 가자지구가 매우 가깝다는 거였다. 지도로 확인해보라해서 해보니 무척 가까웠다. 그래서 군사기지가 있는 거였는데, 괜히 싸늘한 기분이 잠깐 들었다.

가자지구나 이스라엘에서 뭔가가 터질 때 여기까지 소리가 들렸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늘에 뭔가 불길하게 왔다갔다 하는 게 보였을까? 하는 생각 등등..

짧은 해변에서의 소풍을 끝내고 다시 페리를 타고 나갔다. 이번에는 갈매기가 잘 보이는 곳에 자리잡아 서서 구경했다. 준비성 철저한 케이케이는 젖은 옷을 안전한 곳에서 갈아입기 위해 피팅룸이 있는 옷가게도 미리 검색해놨었다. 우리는 그곳으로 가기 위하여 다시 택시를 탔다.

🎄카이로의 작은 크리스마스🤶

요즘 한국에서 친구들이 보내주는 소소한 일상 사진을 보면 그들이 눈치챘을지는 모르지만 내 눈에는 확연하게 보이는 것들이 있다. 작은 꼬마 전구라든가 트리, 빨간 무언가 등등 작게 나마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는 소품이나 분위기 등등

한국이 빠르면 10월 말부터 부지런하게 크리스마스를 느낄 수 있는 반면 이집트는 12월이 들어서야 큰 쇼핑몰에서 크리스마스가 다가옴을 느낄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80%가 무슬림이 살고 있는 나라에 이곳의 콥틱 기독교인들의 크리스마스는 1월 7일이다. (러시아 정교회와 같음)

이집트에서 사귄 첫 친구인 나이지리아에서 온 캐이캐이와는 나의 첫 이집트 크리스마스와 두 번째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냈다. 첫 해였던 작년에는 12월 거의 모든 주말에 만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쫓으려 신도시 중 하나인 쉐이크 제이드(El Sheikh Zayed City)에 있는 쇼핑몰들을 전전했고, 이브에는 마아디에 외국인 교회에서 크리스마스 예배에도 참석했다.

올해는 캐이캐이가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테니 참석하라고 연락이 왔다. 4~5명만 초대하는 작은 파티인데 여러 액티비티나 장식물 등도 구상해놓고 평소에 준비력 좋은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초대장을 받고, 작년에 예상치 못하게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에 보답하기 위하여 이번에는 꼭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리라는 마음에 동네의 여러 기프트 샵을 전전했지만 마땅히 좋은 선물을 구하지 못했다. 🙃

쿠키와 볼펜, 과자와 부탁받은 와인을 사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있는 종이백에 담아 약소하게나마 준비를 했다.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이 있던 종이백에 15파운드(약 0.3USD)라고 적혀있었는데 막상 계산하려하니 45파운드로 가격을 올려받았다. 물어보니 종이백 가격(30파운드)에 트리 장식을 붙인 가격(15파운드)가 따로 책정이 되는 거란다. 정말이지 이곳의 상식은 이렇게나 다르다. 그래서 화가 날 때도 많지만 재미있는 일도 많다.

캐이캐이네 집에 도착하니 이 친구가 말했던 것처럼 입구에 포토존이 마련이 되어있었는 비싼 돈주고 팔아도 될 것 같은 크리스마스 가랜드가 걸려있었다.

포토존에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으면서 노는 동안 이 친구의 고양이인 마야는 통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마야는 밖에서 본 것까지 포함하면 대여섯번은 본 거 같은데 좀처럼 나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포토존을 지나 집 안으로 들어가니 음식이 한 껏 이쁘고 먹음직스럽게 차려져있었다. 캐이캐이는 옷 입는 것도 악세사리도 항상 잘 꾸미고 다닌다. 사진을 찍을 때도 본인만의 확고한 철학이 있고 디테일에 매우 강하다. 그런 모습과 철저한 계획성이 파티 곳곳에 절로 나타났다.

처음 만날 때부터 캐이캐이는 몇 년간의 이집트 생활에 꽤나 신물이 난듯했고, 유럽에 가고 싶어했다. 친구들도 대부분 유럽인들이었는데 그들은 자유롭게 여러 다른 나라를 드나드는 한 편 본인은 유럽에 가는 거 자체가 꿈이다. 얼마 전에 이야기하다가 알게 되었는데 유럽에 자신의 브랜드를 런칭하는게 커리어 목표라고 했다. 분명 잘할 수 있을 거 같은데 국적과 비자의 벽에 가로막혀있어야 한다는게 정말 안타깝다.

살짝 수다를 떠는 동안 직접 제조한 드링크를 마시며 요기거리를 했다. 와인, 포도주스, 탄산수를 넣어서 만들었다는데 맛있어서 절반은 내가 마신듯하다. 지금도 계속 생각이 나는 맛이다.

그러고는 준비된 첫 번째 액티비티인 페인팅을 시작했다. 물감이 마르는 데 시간이 있으니 먼저 시작한 건데 오늘의 메인 활동이 되었다. 트리를 그리고 싶어서 레퍼런스를 찾다가 개가 트리를 끌고 가는 그림에 꽂혀서 개돌이가 트리를 끄는 그림을 그리려는데 그 개가 개돌이가 되니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트리가 무거울 거 같고, 이게 개돌이가 원하는 게 맞나 싶고 혼자있는 것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개돌이를 그리고 싶어서 여러 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하다가 영 마음에 드는 것이 없어서 그리고 괜히 그림을 망치면 기분이 좋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처음에 생각했듯이 트리를 하나 그리기로 했다.

어렸을 때는 다른 어느 또래들과 같이 혹은 그것보다 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거 같기는한데 크고 나서는 시각적인 것에는 영 소질이 없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디테일에 약한 무덤한 성향도 한 몫한 거 같다. 정말이지 몇 년만에 붓을 들고 물감으로 칠을 하니 “나의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이 재미있게 느껴졌다. 생각보다 좋은 과정, 결과물이 나와서 더 재미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초록색 물감이 질이 좋지 않아 색 발현이 안 되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내 집 어디 한 켠에 걸어둘 그림이 완성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라우와라는 루마니아에서 온 친구와 캐이캐이 룸메 베네사와 베네사의 어머니(이번에 딸보러 잠시 이집트 놀러오심!)도 도착했다.

그러는 동안 마야가 좀 편해졌는지 거실로 나와 여기저기 돌아다니거나 옆에 쇼파에서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이렇게 오래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

같이 등에 종이를 대고 그림 그리기 게임도 했는데, 정말 해보고 싶은 게임이었는데 드디어 해봤다. 보기에 엄청 쉬워보여서 그냥 잘 따라그려서 재미없게 만들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꽤나했는데.. 결과물이 처참하게 웃겼다.ㅋㅋㅋㅋ

물고기부터 차례대로 그린건데 내가 가운데였다. 처음에 물고기 몸의 윗 곡선을 그린거 같은데 나한테는 그게 오른쪽 눈썹이었고 첫 시작부터 무너졌다..

다음에는 좀 더 얇은 옷을 입고 더 두꺼운 펜을 쓰고 좀 천천히 기다리면서 그리면 정확도를 더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아직까지도 잘할 수 있을거라는 자신감을 못 버리겠다.

다여섯시간을 같이 보냈는데도 준비한 다른 액티비티였던 풍선불어서 컵 옮기기는 할 시간이 없어서 아쉬웠다. 집을 떠나면서 남은 음식과 선물을 챙겨받았다. 진짜 이런 다정한 사람들은 타고 나는 건가 싶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하고 난 다음 날 출근해서 여느 때와 같이 캐롤을 듣는데 아직 크리스마스가 되지도 않았는데도 한철 지나간 노래를 듣는 듯했다. 나한테는 이 날이 크리스마스였나보다.

2024 피라미드 마라톤 참가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

달리기를 시작했다고 말하기 거창하기는 하지만… 사실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 기억도 나지 않을 정도라서…

그래도 한 두달은 런데이를 하며 열심히 달릴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현이와 주기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러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유용한 정보와 조언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6월 말부터 8월말까지 주기적으로 달리면서 달리기의 재미를 알게 되었는데, 9월부터 패들, 배드민턴, 스쿼시, 최근에는 패들볼까지 치게 되며 그 재미에 빠지고, 헬스장 구독기간도 끝이 나면서 달리기도 그렇게 멈추게 되었다.

마라톤 참가 신청

한동안 달리기에 대한 생각이 나의 뇌를 지배했을 때, 이집트에 마라톤 경기가 있는지 찾아봤다. 분명 전에도 찾아봤던 거 같던데 안 떴던거 같던데 내가 못 찾은 거였나보다. 매년 열리는 피라미드 마라톤이 있었다. 그 전에도 몇몇 마이너한 마라톤 경기가 있기는 했는데 당시에는 너무 덥기도하고 아직 트레이닝이 덜 될 시기라고 생각하여 신청하지 않았다.

https://www.pyramidshalfmarathon.com

신청과정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위의 웹사이트에서 신청을 했는데, 가장 저렴한 가격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기간 중 마지막 즈음에 마루와 카드를 빌려 신청했다.

10km 마라톤을 신청하면서 패이스를 묻는 항목이 있었는데, 아마 [7분 30초 이상~] 옵션을 선택하면서 고민을 좀 했었다. 7월 말의 나는 나를 믿고 12월까지 남은 4개월동안 열심히 연습하여 페이스를 많이 줄일 수 있을거라고 한편으로는 생각했다. 또 페이스를 빠르다고 작성하면 좀 앞에서 출발하나? 하는 생각도 같이 했다.

어찌되었든 몸쓰는 일에는 모든지 꽝이었던 나기에 페이스 단축에 대한 믿음이 적어서 가진 옵션 중 가장 느린 페이스를 선택해서 제출했다.

막상 경기를 다녀오니 그 옵션은 크게 중요하지 않은듯 했다.

마라톤 오리엔테이션

마라톤 하루 전과 이틀 전에 Mall of Arabia에서 마라톤 굿즈를 나눠주고 영어와 아랍어로 간단한 브리핑이 열렸다. 이틀 전은 목요일로 출근을 했어야 했기에 금요일날 갔는데, 브리핑은 정말 뭐가 없고 후원 단체 설명에 더 가까운 듯했다. 그나마 들을 만한 정보는 Racemate라는 어플을 깔면 서로 위치 정보가 공유된다고 하여 설치해놨다.

신청할 때 티셔츠 사이즈를 선택했었는데 막상 부스에는 한정된 사이즈의 티셔츠만 남았었고, 그마저도 여기저기 때가 묻어있었다. 다른 걸로 바꿔달라고 해서 바꾸었는데도 더럽기는 마찬가지여서 목요일 날 갔다면 빨래를 한 번 돌렸을거다. 실제로 마라톤 당일 날 입어보고 더러운 걸 확인 후에 컴플레인을 하는 참가자도 보았다.

티셔츠와 가방 등을 받으면 받았다고 확인을 해서 같은 사람이 여러 번 받는 것을 방지해야할 거 같은데 그런 건 전혀 없었다. 처음에는 등록할 때 사이즈를 입력을 했는데 왜 개수가 모자르지라고 생각을 했는데 아마 여러 번 받는 사람의 영향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부스에서는 지난 시즌 티셔츠를 나눠주기도 했다.

지난 시즌 티셔츠는 새빨간 색으로 내 마음에는 더 들었지만 기념품인데 이번 시즌 것으로 받아야지 하는 마음에 줄을 서서 이번 시즌 티셔츠로 받아왔다. 호루스의 눈이 그려진 가방과 레드불도 같이 받아왔다.

굿즈를 받고, 브리핑을 듣고 후원단체에서 나눠주는 요거트와 주스를 받았다. 집에서 피라미드까지 거리가 있어서 셔틀 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이미 마감이 되었다고 했다. 인상 깊었던건 참가자들의 이름을 모두 새겨넣은 오벨리스크 장식물이었는데 아이디어가 정말 좋다고 생각했다. 내 이름이 이렇게 적혀있는게 괜스레 뿌듯하기도 했고.

마라톤 당일

마라톤은 오전 8시에 시작하기로 되어있었다. 6시에 택시를 불러 여유롭게 도착을 했다. 문제는.. 마라톤 뛸 때 몸을 최대한 편하고 가볍게 하고 싶어서 최소한의 짐으로 챙기다보니 전후로 춥겠지만 아무런 자켓을 챙겨가지 않았다. 알고보니 짐 맡기는 곳이 있었음.. 메일로 알려줘서 다들 알고 있었던 듯하다.

오전에 누룽지를 조금 먹고 영양제를 가득 챙겨먹었더니 택시타고 오는 내내 속이 미슥거렸기에 커피부스에 줄을 섰다. 공짜일줄 알았는데 돈을 지불하는 부스였다. 스패니쉬 라테와 로터스로 배를 채우니 미슥거림이 사라졌다. 추위에 벌벌 떨며 가벼운 짐이지만 맡기고, 준비된 간이 화장실을 들렸다가 출발선을 찾아나섰다.

오리엔테이션 장소를 찾는 것도 그렇고 출발선을 찾는 것도 그렇고, 아무런 표지판이 없어서 찾는데 애를 좀 먹었다. 출발선은 페이스 메이커에게 물어 찾아갈 수 있었다. 다른 말인데 페이스 메이커들 완전 멋있고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다.

마라톤 시작

출발선에는 5km, 10km, 21km를 뛰는 약 7,000여명의 사람들이 한 번에 모였다. 우리는 꽤나 앞쪽에 자리 잡은 듯했다. 8시에 바로 출발하지는 않았고, 약 5분에서 10분 정도 늦게 출발 신호가 울렸다. 사람 욕심이란게.. 0.1초라도 기록을 단축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초반에 사람이 몰리니 아쉬운 마음이 살짝 들었다.

얼마 가지 않아 사람들 간의 간격은 여유로워졌고 나를 앞서가는 사람들 뿐이었다. 나는 계속 ‘페이스 유지’를 머리 속에서 외치며 나만의 페이스로 뛰었다.

1km를 뛰고 나서 아홉 번만 더 반복하면 된다는 생각에 생각보다 쉽게 느껴졌다. 이 방법은 지난 여름 런데이에 빠져 열심히 뛰었을 때도 했던 방법인데 꽤나 효과가 좋다. 3km 때는 두 번 더, 5km 때는 한 번만 더, 그 후로는 이제 3km만 더 뛰면 된다, 2km, 1km로 하니 전혀 목표하지 않았던 한 번도 쉬지 않고 뛰기가 가능했다.

오르막길에는 뛰는 폼은 간신히 유지했지만 속도는 걷는 것과 크게 다름 없었다. 페이스가 9분 56초까지 떨어졌었으니. 근데 지금 생각해보니 좀 빠르게 걸었다 싶으면 11분 대가 나오니까 그것보다는 잘했으니 매우 만족!

오르막길에는 걷는 사람들도 좀 나왔고, 주변 사람들이랑 서로 엎치락 뒤치락하며 이어나갔다.

뛰는 동안에는 무슨 생각을 하면서 뛰었는지는 모르겠다. 그게 사람들이 생각하는 러닝의 장점이라고 하기도 하는데, 나는 오히려 연습달리기 할 때 생각 정리를 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키기도 해서 좋았었는데… 아마 이번에는 경기이기도 하고 야외 달리기라서 다르지 않았을까 싶다. 계속 페이스 조절이라는 목표에 초점을 맞추었다.

달린지 한 시간 쯤 되어가니 한국에서는 약속의 오후 네 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귀에 꼽은 에어팟에서 친구의 카톡 알람이 들렸다.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국회 참석을 안 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살짝 아찔했다. 이번에는 탄핵이라고 거의 100% 확신을 했었기 때문에. 얼마 지난 후 왜 이렇게 늦게 도착했냐는 친구의 다른 질타 섞인 알람이 오자 그래도 참석은 했나보다 싶었다. 얼른 달리기를 마치고 투표 결과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다.

달리면서 마지막 1km는 조금 더 속력을 내서 페이스를 줄여보자고 생각했다. 마지막 남은 힘을 다 짜내서 전력 질주를 해봐야겠다고도 다짐했다. 막상 저 멀리 눈 앞에 피니쉬 라인이 보일 때 나는 이미 모든 힘을 다 써서 뛰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더 이상 빠르게 뛰어지지 않았다. 심장 박동도 조절을 해야했기에 (오바 페이스 안 하려고) 질주는 실패했다.

피니쉬 라인

드디어 마라톤을 마치고 아수라장 같은 곳에서 매달을 가져왔다. (받았다고 하기보다는 가져왔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현장이었음) 다리는 어느새 자동화 모드가 되었는지 쉽사리 멈춰지지 않았다. 멈추는 느낌이 어색했다. 도대체가 어디가 오피셜한 피니시 라인인지 모르겠어서 일단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멈췄다.

1시간 22분으로 10km를 완주하며 내 인생 최고 기록을 세웠다. (10km를 쉬지 않고 달린게 처음이기도 하지만) 성적은 50% 밖으로 밀려나기는 했지만 (30% 안에 들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음) 그래도 매우 만족스럽고 뿌듯한 결과다.

그러고 바로 윤석열 탄핵 결과를 보려는데 데이터가 안 터졌다. 이집트의 불안정한 네트워크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그런 듯했다. 그나마 좀 터지는 곳으로 가서 알짱거리니 애플워치에서 알람이 왔다. 가결!!

다음에 참고할 것

집에와서 씻고보니 양 검지발톱이 살짝씩 들려있었다. 다음에는 밴드를 한 바퀴씩 둘르고 달리면 좋을 듯하다.

중간 포인트에서 물을 한 번 마셨는데 굳이 안 마셔도 될 듯하다. 갈증이 났던 것도 아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마신건데 잘 들어가지도 않고, 마시는 맛이 느껴지지도 않았다. 무엇보다 한 입 두 입 마시고 버려지는 페트병이 아깝다.

5km 되기 전에 내리막길이 있다면 조금 더 욕심내서 뛸 것

나는 10km를 고통스럽지 않게 뛸 수 있는 사람이란 것

No stone here – 돌 던지는 이집트 사람들

오늘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려 계단을 돌아 올라오는 층계 앞에서 항상 있는 창문이 보였다. 창문은 어디 도망가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 보이는 건 당연한 거였다.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혹은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계속해서 보였던 창문인데 오늘은 뭔가 눈에 띄었다.

“No Stone Here”

매직으로 굵게 색칠까지 해가며 적혀있었는데, 원래 항상 있던 글씨가 오늘 처음으로 내 눈에 띈 것인지, 아니면 지난 주말 사이에 누가 적어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이집트는 건물 용도에 큰 제약이 없어서 한 건물에 상가/병원/주거가 정말 희한하게 섞여있다. 한국으로 치면 어디 주공 아파트 13층 친구네 집 옆에 종합병원이 들어서 있는 거랑 비슷한 비유일까.

우리 사무실은 해당 건물 3층을 다른 4개의 세대와 같이 나누고 있고, 우리 사무실을 제외한 나머지는 주거공간으로 추정이 된다. 우리 사무실도 보면 화장실이 두 개가 있고 그중 하나에는 욕조까지 있는 작은 집 형태이다.

평일에 해 떠 있을 시간에만 왔다 갔다 하는 나로선 이 창문이 닫혀있는 걸 거의 볼 수 없다. 겨울에는 닫혀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어제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일기를 쓰는데, 사무실 창문이 열려있는지 닫혀있는지 알바인가. 아무튼 주로 주거공간이기 때문에 저녁에는 창문을 닫아둘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누군가 여기에 돌을 던지나 보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사진을 찍었다. 일상 속에서 보인 작은 차이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언젠가는 이 창문을 볼 일도 없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우연의 일치였을까? 오늘 투어 나간 그룹 중 하나의 버스에 이집트 아이가 새총으로 돌을 쐈다고 했다.

그래서 한 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길에 차를 정차하고 깨진 유리 창문을 드러내고 새로 달아야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혹은 어떤 무언갈 암시하는 징조가 될 수 있을까?

이집트 사람들은 왜 돌을 던졌을까?

얼마 전에 에밀리, 오마르, 루카랑 미나 식당(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이집트 특정 시골 지역 이야기가 나왔다. 오마르의 고향인데 다들 아는 지역이었나 보다. 처음 듣는 지역명에 내가 다시 되물었는데 불쑥 사장님께서 우리 대화에 참여하셨다. 우리 대화에 참여하셨다기보다는 나에게 설명을 해주셨다는 거에 더 가깝겠다. 한국어로 말씀하셨으니까.

내가 아는 한 사장님은 이집트에서 가이드를 하셨었는데, 아마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나 싶다. 90년대 2000년대에는 야간 슬리핑 열차를 타고 단체들이 지방으로 향할 때 그 지역을 거쳐갔어야 했는데, 가이드들은 절대로 2층 칸에는 머물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 지역 사람들이 지나가는 기차에 총을 쏴 사람을 죽이는 일이 발생했었다는 거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2층 칸에는 외국인만 타는 곳이고, 그 지역 이집트 사람들은 국적 불문 외국인이 자신들의 나라에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럴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기껏해야 1년 좀 넘게 이 나라에 머문 나로서는 정확한 내막을 이해하거나 통찰력 있는 인과관계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이 나라의 경제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되어 가고 있고 정부의 신뢰도도 높지 않다.

돌과 총알은 관련이 있을까?

[8/18~8/25] 주간일기 | 이집트에서 살아남기🧟🧟‍♀️🧟‍♂️

8/18 드디어 케이케이 만났다. 3개월 만이여

매우 정신없는 시간들이 지나고 드디어 내 시간을 잠깐이라도 가지게 되어서 케이케이를 만났다. 정말 고마운 친구인게 항상 어디에서 만날지 찾아보고 제안해준다. 여기와서 사실상 첫 친구인데 처음에는 나보다 이집트를 훨씬 잘 아니깐 여기저기 소개를 해주며 만날 장소를 제안했는데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해준다.

내가 사는 곳 주변에서 어디에서 만나는게 좋을지 찾아가면서 한 번은 이 쪽, 한 번은 저 쪽, 알게모르게 발란스도 잘 맞추는 센스있고 배려심 깊은 친구다.

마지막에 만났을 때 이 친구 썸남 이야기를 했었는데, 볼리비아에 사는 공무원으로 이집트에 일이 있어서 자주 왔다갔다하는 남자라고 했다. 친구 생일날 이집트에 오지 않으면 그냥 관계를 계속 이어나가지 않을 거라고 했는데, 생일 하루 전에 연락이 와선 ‘내일 간다.’고 했다고 한다.

여기에서는 살짝 거리가 있는 노스코스트에 같이 놀러가기 위해서 케이케이는 하루 전에 발등에 불 떨어진냥 아주 바빠서 정신없었다고 했는데, 귀여운건 이 때 너무 정신 없었어서 다음부터는 이틀 전에는 꼭 알려달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그 남자는 생일선물로 아이폰까지 사들고 왔다. 1년 전부터 계속 새 핸드폰 사야겠다고 이야기하던 친구에게 딱 맞춤형 선물을 준거 같아서 나까지 덩달아 기뻤다. 근뎈ㅋㅋㅋㅋㅋㅋㅋ얘 전에 핸드폰 좋다고 그거 계속 들고다니고 그게 아직도 메인 핸드폰이야ㅠㅠㅋㅋㅋㅋㅋ

우리는 마아디에 카멜 켈리포니아라는 곳에서 만났는데, 생각보다 많이 작았지만 깔끔하고 귀엽게 꾸며진 곳이었다. 금연석과 흡연석이 나뉘어져 있는데 서로 멀지도 않고 오픈되어 있어서 별 효용은 없었다. 그래도 금연석 쪽에 앉으려 했지만 꾸역꾸역 테이블하고 의자를 넣은 결과, 도저히 쾌적하지가 않아서 흡연석에 앉아야 했다. 금연석에 가장 가까운 흡연석에 앉아 사람들이 담배를 피지 않게 기도하는 수 밖에. (결국 두 명이 담배핌ㅠ 우웩)

나는 멕시칸 볼을 친구는 커스터마이징 샐러드를 시켰다. 주문한 음식이 나왔을 때 내 거는 적당한 양(생각보다는 적은), 케이케이가 시킨 샐러드는 좀 많아보이기는 했는데, 먹어도 먹어도 안 줄어드는 미친 듯한 양이었다. 멕시칸 볼도 그렇고 샐러드도 그렇고 2인분은 되는 듯하고 맛도 좋아서 여기는 자주 와도 되겠다 싶었다.

나오고 나서 알게 된건데, 내 핸드폰 데이터를 다 쓴 상태였더라. 내가 케이케이보다 식당에 빨리 도착했었는데 메뉴는 qr코드를 스캔해서 인터넷으로 확인했어야 했다. 데이터가 안 터진다고 하니 직원분이 와이파이는 없으니 본인의 핫스팟을 켜주셨다. 그때 데이터가 안 터지는 게 아니라 데이터를 다 쓴 거를 알았다.

우리는 4시에 만났는데 나는 그 후에 7시에 스쿼시 약속이 있었다. 핸드폰을 충전하고 가려면 6시 좀 넘어서 일어나면 잘 맞을 듯 했다.

그래서 그렇게 했는데.. 직원에게 물어서 가까운 충전할 곳을 알아두고 케이케이와 함께 걷는데 걸어도 걸어도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결국 15분 거리에 보다폰(핸드폰 커리어)까지 가게 되었고 충전하고 케이케이를 전철역까지 데려다주니 7시 15분이 넘어있었다. 도착하면 20분 정도 스쿼시를 칠 수 있을까말까였다.

어쩔 수 없이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와서 나가떨어졌다. 새벽에 일어나서 씻고 책을 잠시 읽다가 다시 잠들었다.

8/19 오랜만에 사무실

오랜만에 사무실을 갔는데 악취가 심해서 머리가 지끈지끈했다.

창문과 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도 건강해치는 느낌은 여전했다. 그 와중에 이집션 직원은 이게 얼마나 몸에 나쁜지도 모르고 문 닫을 생각만 한다.

운전기사인 히샴이 나를 따로 부르더니 사무실을 청소해주시는 분인 엄무야신이 심각하게 아프다고 전해줬다.

그러면 집에 가라고 하라니까 엄무야신의 상사인 미나가 무서워서 못가고 그러고 있댄다. 미나는 오늘 사무실 나오지도 않는데..

내가 가라고 하니깐 알겠다고 하더니 나오질 않더라. 다시 가서 ‘미나한테는 비밀로 할거고, 오늘 미나 안 나온다. 혹시 미나가 알게 되더라도 내가 집에 가라고 했다고 전해라’고 하니 그제서야 짐을 챙기고 일어났다.

8/20 거지같은 워킹 스페이스

하ㅡㅡ 오늘 서우씨랑 통화도 해야하고 회사 일도 해야하는데 사무실은 건강을 생각하면 도저히 갈 수가 없어서 어제 밤부터 인터넷이 잘 되고 일할만한 카페를 찾아봤다.

전~혀 보이지 않았다. 검색을 틀어 워킹 스페이스로 찾아봤다. 생각보다 꽤 많이 있더라.

몇 군데를 정해놓고 나니 마루와에게 연락이 왔다. 내가 이 세군데 중에 한군데를 간다고 하니, 자기가 한 군데 가봤다고 내일 같이 가자고하더라.

거기는 제일 안 가고 싶었던 곳인데 마루와가 온다니깐 그냥 거기 간다고 말했다.

혹시 몰라서 “너 때문에 여기로 갈게”라고 말했는데 결국 오지 않았다.

그 공간은 첫 인상부터 최악이었다. 이상한 듣기만해도 스트레스 받는 노래를 배경 음악으로 크게 틀어놓고 전등도 켜두지 않았다. 대신 직원은 참 친절했는데, 나를 위해 밝고 노래가 안 나오는 방 하나를 소개시켜줬다.

근데 방에서는 담배냄새가 너무 심했다. 알고 보니 밖에서 담배피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들어오나보다.

나중에는 사람들도 조금씩 방에 들어왔는데 다들 담배펴서 진짜 최악이었다. 서우씨랑 통화해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있었는데 마루와만 아니면 여기 절대 안 왔을텐데 화가 났다. 마루와가 온다고 해놓고 안 온다고 말 틀었을 때도 뭔가 그럴줄 알았다. 화를 내도 이집트 문화에서는 이해를 못할테니 그냥 화 안 냈다. 마루와는 좋은 친구고 사람이 나쁜게 아니라 문화가 이런걸 어쩌겠나. 말해봤자 나만 이상한 사람되지

대신 가격은 매우 저렴하다. 종일권에 50파운드로 우리나라 돈으로 1,500원 정도. 밥도 중간에 먹었는데 보기엔 적어보였던 양이 먹다보니 생각보다 꽤 많았다. 여기와서 이 밥만 사가고 싶다.

8/21 진짜 미쳐버린 카이로 비자 오피스

아 진짜!!!!!!!!!!!!!!!!!!!!!!!!!!!!!😡🤬

진짜 어떻게 이렇게 프로세스가 없을 수가 있지?!?!?!?!?

이번에도 “in two days” 이딴 소리나 들어서 “지금 그 말만 몇 번째인지 아냐, 전에는 이번에 오면 확실하게 받는다고 했지 않았냐”하니 자기는 영어를 못한다고 한다.

나는 지금 이유를 알아야겠다고 하니 옆에 경찰에게 가서 뭘 물어보더라.

이들의 일하는 방식이 진짜 화나는 이유가 뭐냐면 뭔가 따져야 그때야 잘못된점이 있나 하고 생각하고 찾아본다는 거다.

저번에 갔을 때도 그랬고 이번에도 그랬고 그냥 바코드 틱 찍고 준비가 안 됐으면 그냥 이틀 뒤에오라고 말하는게 전부고 이틀 뒤에 될지 안 될지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계속 지연되면 뭔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원인을 파악하려고 해아하는데 그걸 전혀 안 한다. 묻고 따져야 그때야 움직인다.

이번에는 어떤 남자가 오더니 돈을 더 내야 비자를 받을 수 있댄다. 그러면서 인보이스를 주는데 뭔 이런 도라이 같은 경우가 다 있는지;; 내가 이미 다 돈 냈다고 하니깐 자기는 모르겠고 나한테는 두 가지 옵션만 있댄다.

지금 그냥 가서 돈내고 와가지고 비자 연장받거나 비자 포기하거나

뭔 이런 사람이 다 있지?

내가 돈을 다 냈는데 왜 또 내야하는지 이유를 알려달라고 하니깐 자기는 모른다고 한다.

너가 모르면 이유를 아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그랬더니 36번 창구로 가서 확인하면 된다고 해서 갔더니 또 다른 경찰이 있었다.

경찰에게 상황을 설명하니 전에 돈 낸 영수증을 가져오면 된다고 했다. 영수증은 집에 있어서 다시 그 사람한테 갔더니 돈 냈냐고 하더라. 진짜 뭔 이런 도라이가 다 있지?

나중에 영수증 가지고 올거니깐 내 여권하고 바코드가 있는 종이 달라고 했다. 여권만 주길래 바코드 종이도 달라니깐 이해도 못하고 헤매고 하.. 진짜.. 무리한거 요구하는지 알고 성질부터 낼라고 하고. 그냥 여긴 총체적 난국이고 진짜 아 너무 싫다.

이날 여기 가겠다고 차에서 내리다가 핸드폰 떨어뜨려서 카메라 렌즈 보호대도 하나 깨졌다. 진짜 다 없어졌으면.

[대단한 세상] 다 읽었다. 이것도 새로 글 써야지

8/23 배드민턴 & 에이스 클럽

3주째 배드민턴 계속 치러 나가고 있는데 재미있다. 이 전 날 하빕한테 연락와서 배드민턴 끝나고 에이스 클럽가자고 연락와서 알겠다고 했다.

마아디에 사는 후삼이 자동차를 구입해서 이번에는 후삼 차에 시프랑 나랑 하빕까지 네 명이 같이 타고 이동했다.

배드민턴은 두 시간을 계속 치는데도 시간이 후딱지나가서 더 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이번에는 막판에 초보 친구들이랑 같이 치다보니 움직임이 적어서 더 아쉽기도 했다.

사라는 이번에 처음 온 완전 초보였고, 아미르는 저번 주에 이어서 이번에도 왔는데 초보지만 금방 느는 친구였다. 그리고 오사마가 좀 쳐주다가 무스타파로 교체해서 게임을 했는데, 이 팀으로 잠깐하다가 다른 사람들하고 교체하기를 계속 기다렸는데 결국 교체 안 되고 이대로 쭉 쳤다ㅠ

끝나고 하빕이랑 택시 쉐어하고 각자 집에서 씻고 밥먹고 에이스클럽에서 만났다. 이건 이야기 길게 하고 싶으니깐 따로 글 써야쥐

8/24 친구들 만나기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수다 떨었더니 짜증 레벨이 아주 주우우 후우욱 내려갔다. 달리기로 조절이 된다고 생각했는데 수다가 짱이었나봐. 이것도 따로 글 써야지~~

8/25 이케아&카르푸&엘다한

오늘 일로 이케아랑 카르푸 갈 일이 있어서 좀 돌아다녔어

오늘 하필 런데이가 30분 안 쉬고 뛰기라서 그거 뛰고 돌아다니다가 밥먹었더니 체했는지 두통이 와서 소화제 먹었다.

금요일에 에이스클럽에서 맥주마시는데 취하지도 않고 주량보다 술술 잘 들어가서 체력이 늘어서 그런건줄 알았는데.. 오늘 체력은 방전이 됐었다.

그리도 잠깐 낮잠 한 시간 살짝 안 되게 자고 소화제 먹고 바로 좀 회복 된 거 같으니 과거보다는 훨씬 낫다.

런데이 최고야~!!

[8/17 일기] 비자 발급 또 실패 | 오스카 카페 | 책 대단한 세상 | 시사인

8/17 비자 발급 또!!!! 실패

진짜 똥같은 경우다. 💩 한국에 살다가 다른 나라에 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느끼게 되는 것은 정말 다 느리다는 건데, 여긴 느린걸 넘어서 남 시간을 개똥으로 생각한다. 이건 관공서만 국한한게 아니라 더욱 화가 나게 만든다.

오스카 카페 첫 방문

또 다시 시간 낭비를 하고 집으로 가는 길에 목적지를 틀어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오스카 마트로 향했다. 쇼핑을 위해서 간 건 아니고 마트 안에 있는 카페가 생각이 났다.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카페가 전혀 없다. 하나 있던 것도 폐업했다. 터키어로 궁전을 뜻하는 “사라야”라는 카페였는데 문 앞에 떡하니 “Free wifi”라고 적어두고선 이에 대해 물으면 아주 뻔뻔하고 당당하게 이런 걸 묻는게 이상한 사람이라는 듯 와이파이는 없다고 말하는 곳이었다.

그 후에 마루와랑 야외 테이블에서 수다를 떤 적이 있었는데, 마루와랑 수다를 떠는 건 항상 즐거운 일이지만 소음과 먼지와 더위로 별로 쾌적한 경험은 아니었다.

이제는 몇 개월 더 살았다고 적응을 한건지(오히려 화는 더 늘어난 거 같지만) 오스카에서는 데이터도 잘 터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와이파이는 기대도 전혀하지 않았지만 따지고 보면 유일한 카페라 한 번 가보기로 했다.

마트 매장 안에 복층으로 되어 있는 곳인데 1층은 베이커리, 2층은 테이블 몇 개가 놓여져 있는 곳이다. 1층에서 커피를 주문하려고 하는데 커피는 없다고 했다. 빵은 별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서 먹고 싶지 않았고 배도 고프지 않았는데 다행히 직원이 앞을 가리키며 저기로 가서 주문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마트에서 커피를 사오라는건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옆에 반찬 파는 곳이 있는데(전에 밥을 포장해와서 살마랑 알리가 난리났던 적이 있던 곳) 거기에서 커피도 판다고 했다.

티 종류는 하나만 있었고 디카페인 커피는 없다고 했다. 뭐 오전이고 하니 카페인이 든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아이스인지 핫인지 묻지 않는걸 보니 아이스 메뉴는 없는게 아닐까 생각했다. 커피를 내리던 직원이 우유를 원하냐고 물었다. 아메리카노 주문했는데..

커피는 마트에 나가면서 계산하면 된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뭔가 그냥 먹고 도망가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긴 했는데 확실히 치안이 좋은 나라이긴 하구나 생각이 들었다. 가격은 30파운드였고 (1,000원 정도) 커피 맛을 아무것도 모르는 나는 찐하다 연하다 정도 말할 수 있는데, 꽤나 진한 맛이었다. 거의 다 먹고나서 가지고 있던 생수를 부어 리필을 했는데도 진한 듯했다. 굳이굳이 맛평가를 하자면 맛이 있었다.

진짜 대단한 세상

카페에 간 목적에는 “대단한 세상” 책을 읽기 위함도 있고 시사인을 읽기 위함도 있었다. 시사인을 읽다가 책으로 넘어갔다. 이 책은 몰입이 잘 되지만, 정말 역겹다. 토할 거 같고, 밥 먹으면서 보면 안 될 듯하다. 너무 더럽고 불쾌하다. 그러면서도 전쟁에 대한 묘사가 나올 때면 그 처참한 장면의 구체적인 묘사 때문에 심장박동수가 저절로 오르는 듯하다. (진짜 그런 느낌이라서 애플워치로 보니깐 오르지는 않은듯.. 허허)

카페에서 집에가는 길에 찍은 그림자인데 팔뚝에 근육 같이 나와서 괜스레 멋있네..! 허허

배도 슬슬 고프고 화장실도 가고 싶어서 집으로 왔다. 요즘 빠진 오이참치비빔밥을 먹고 다시금 시사인과 대단한 세상을 읽었다. 시사인을 읽는데(884호) [‘친권’,’ 가족’ 덫에 걸린 친족 성폭행 피해자] 기사 읽다가 도저히 끝까지 읽지 못했다. 노골적인 표현이 나오는 대단한 세상도 읽었는데, 이 기사 하나 못 끝냈다.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생각하는데도 못하겠다. 이건 내 문제라면 문제이기도 한데, 동물단체에 후원할 때도 후원자들에게 보내는 뉴스레터가 보지 않으려 해도 메일이나 잡지로 배송이 오면 어쩔 수 없이 타이틀 한자라도, 사진 일부라도 보게 되는데 그게 굉장히 고통스러웠다.

그냥 읽는 내내 ‘이딴 사람들 왜 살지 죽었으면 좋겠다’가 머리 속에서 되뇌어지다가도 이런 말이 업보가 될까봐ㅠㅋㅋㅋ 하지 말아야하는거 아닌가 하는데 이딴 놈들 근데 그냥 안 살아줬으면 좋겠다.

[이집트 카이로] 비자 찾으러 세 번째 감. 돌았음

미친 거 같다. 이 나라🤬

8월 8일(목요일) 날 세 명이 비자 신청을 했고, 8월 12일(월요일)에 나를 제외한 두 명의 비자가 나왔다. 나는 이틀 뒤에 다시 오래서 갔지만, 또 다시 이틀 뒤에 오라는 말에 14일(수요일)에 다시 방문했다.

다시 이틀 뒤에 오랜다. 16일 금요일에 오라는 말인데, 지금 내가 몇 번째 다시 오는지 아냐고 물어따지니 그 직원은 영어를 못해서 옆에 직원이 토요일날 다시 오라고 한다. 나중에 나가면서 경찰에게 확인해보니 금요일날은 열지도 않는다고 한다. 이때 경찰도 영어가 안 되어서 지나가던 아랍어와 영어를 하는 분이 통역을 도와주셨다.

미친거 같다. 여기는 뭔 다들 남의 시간을 똥으로 안다. 늦어지는 거까지는 화는 나겠지만 국민성이 다르니 어쩌겠나 하겠지만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그냥 로봇같이 “이틀 뒤에 와” 이 말만 반복함으로 인해서 날라가는 내 시간들은 쥐똥만큼도 생각도 못한다.

17일 금요일, 오늘 다시 방문했다. 12일에 퇴짜를 놨던 직원이 창구에 있었다. 여권이랑 번호표, 바코드가 있는 신청표를 주니 번호표랑 여권 안에 있던 신청표만 쏙 빼갔다. 그러더니 여권을 달란다. 여권은 내가 아직도 창구 위에 올려둔채로 그대로 있었는데, 도라이인가 싶었다.

그러더니 왔다갔다 하는게 딱 봐도 이틀 뒤에 다시 오라고 말할 거란걸 알았다. 전에 다른 두 명의 비자가 나왔을 때는 바코드를 찍고선 바로 끝냈었으니깐.

화가 나서 내가 지금 여기 네 번째 온다고 다음에 오면 되어있는 거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영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렇게 말할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영어할 수 있는 사람을 데리고 오라고 했다. 이해 못하는 척을 하다가 다시 이해를 하다가 주변에 아무도 없자 다시 이해 못하는 척을 시작했다.

화를 내봤자 내 손해라고 생각을 하는 반면에 이틀 뒤에 와봤자 똑같을거라고 확신을 해서 계속해서 따져묻는 걸 선택했다. 지금 왜 계속 오라고 하는지 이유를 말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주변에 사람이 모이더니 누군가가 혹시 한국 사람이냐고 한국어로 물었다. 어느 나라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외국인이었다. 그래서 그렇다고 하니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했다. 전공한 친구들에 비해서는 한국어는 살짝 서투르다고 할 수는 있지만, 충분히 대화가 되는 수준급의 실력이었다.

나는 상황을 설명했고, 그분이 앞의 직원과 몇 마디를 주고 받더니 그 직원이 내 신청서 뒤에 뭐라뭐라 아랍어로 적었다. 그 종이를 받아들고서는 같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가면서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이 분의 이름은 “가다”이고,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웠다고 했다. 현지 삼성하고 LG에서 일을 한다고 했고, 알바식으로 한국인들 비자 연장하러 이 곳에 온다고 했다.

가다가 비자 접수할 때 한국 여권은 아니었고 방글라데시였나..? 그래서 이집션이 아닐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집션이었다.

아래 층으로 내려가서 어떤 문제가 있길래 안 되는건지 물어보려고 또 다른 창구에 줄을 서있는데, 거기 직원이 자기 친구라고 했다. (다른 이집션들의 말하는 버릇을 고려하면 아마 이 곳에 자주 왔다갔다하면서 안면이 튼 상태라는 느낌일듯)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보통 일주일이면 나와야 하는데 이건 문제가 생긴거 같다고 말했다.

내말이 그말ㅠ 근데 그 기계적인 직원은 원인 파악을 할 생각은 커녕 그냥 “이틀 뒤.. 이틀 뒤..”만 주구장창 말하니 화가 났다. 가다가 아랍어로 한두마디 나누니 아래층으로 가보라고 한 걸보면, 영어를 못해서 그냥 저렇게만 반복하는 거 같은데, 비자 사무실이면 영어하는 사람을 둬야하는거 아닌가? 그게 안 되는 사정이라면 이 사람이 직접 해당 부서에 전화해서 알아보는 시스템이라도 갖추던가.

아래 층 창구 직원이 장부를 뒤적거리는 걸 본 가다는 ‘작은 실수’가 있었던 거 같다고 했다. 그 직원은 또 아랍어로 내 신청서 뒷 쪽에 뭐라고 작성한 뒤 돌려줬다. 8월 8일로 되어있어야 하는데 8월 10일로 적혀있댔나, 그 반대로 적혀있댔나 그랬댄다. 하.. 파일을 날짜별로 정리해두고 그 날짜에서만 뒤져보는데 없어서 그냥 나중에 오라고 반복한건가 보다.

사실 이것도 이해가 잘 안 가는데, 나머지 두 명의 비자를 받을 때는 파일을 뒤적거리기도 전에 바코드만 찍고 오늘 받을 거라고 말했고, 나는 바코드로 찍고 파일까지 뒤지고도 이틀 뒤에 오라고 말했었기 때문이다.

원인을 찾아서 다시 그 로봇 직원에게 가니 또 뒤적거리러 어디론가 사라졌다가 나타나서는 하루 뒤에 오랜다. 그때오면 확실히 줄거냐고 물었는데 그렇단다. 여기 몇 개월 산 데이터를 토대로 보면 이것 또한 믿어서는 안 된다.

파일을 뒤지러 간 직원의 빈자리

가다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한 후 연락처를 교환하고 헤어졌다. 나중에 연락이 와서는 내일이나 모레가는 것도 자기는 불안하다면서 수요일날 가보라고 했다.

이 일을 케이케이에게도 말했는데, 여긴 더 가관이다. 두 달동안 이틀 뒤에 오라는 말만 계속 들었고, 결국 비자를 받았을 때는 일주일짜리를 받았댄다. 그래서 다시 신청하니 이번에는 한 달이랜다. 오전부터가서 기다려서 오후 네시에 받을 거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한다. 진짜 이렇게까지 엉망이어도 되는 건가?

케이케이는 아예 다음 주 토요일 날 다시 가보는 걸 추천했다. 어차피 또 이틀 뒤에 오라고 할거라고 했고, 평일에는 사람이 더 많다고 했다.

진짜 더 험한 말하고 싶다.

트리플 배드민턴 재미있다.

지난 번 첫번 째 배드민턴 모임을 갖고, 다들 재미는 있었지만 에어컨이 없어서 힘들어했기에 이번에는 에어컨이 있는 코트로 옮겼다.

독일 국제학교에 있는 코트였는데 딱 배드민턴만을 위한 곳은 아니라 라인이 모호했지만, 에어컨도 강하고 우리 밖에 없어서 좋았다.

거기에 상주하시는 코치님도 계셔서 점수도 매겨주시고, 마지막에는 같이 트리플로 경기하는데 이거 훨씬 재밌더라. 내가 앞에를 맡아서 공이 자주와서 그런지..ㅋㅋㅋ 실제로 나, 무스타파, 코치님 이렇게 한 팀이었는데 무스타파는 거의 치는 일이 안 생겼어ㅠ 코치님이 우리 점수를 다 벌어다주심

상대편은 오사마, 하빕, 루카였는데 거의 두 배 점수차로 이겼다. 오사마는 완전 에이스고, 하빕도 꽤나 잘하는데..!!

루카는 오늘 처음 온 친구였는데 우리집에서 1.1km 떨어진 곳에 살아서, 마아디에 사는 나와 하빕은 루카 차를 타고 같이 갔다. 차를 타는데 마이라는 딸이 앞에 있었다. 처음에는 부끄러워하는 듯 하더니 한마디 한마디 하는데 귀여웠다가 다시 어찌된 일인지 부끄러워 하기도 했다.

마아디에 사는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인게 코트는 굉~~~장히 멀었다. 바로 옆이 하빕이 일하는 학교라는데 매일 이 거리를 출퇴근 하다니 대단하다. 하지만 한국이었으면 별거 아니긴하지.. 허허

오늘 또 처음 온 사람들은 독일에서 유학 중인데 잠시 두 달 이집트로 들어온 아마르와 전 배드민턴 선수, 현 테니스 선수인 사마코, 만수르, 그리고 코치님!ㅋㅋㅋ

게임을 끝내고 우리 중 몇몇은 저녁을 먹으러 가는데 차가 두대로 나뉘었다. 아마르가 운전하는 차에는 오사마가 탔고 우리 마아디팀은 다시 뭉쳤다.

차를 타고 가는데 하빕이 앞에 아마르 차가 유턴하는 것을 봤다고 우리도 해야하는게 아니냐고 했다. 루카가 아니라고 오사마가 보내준 로케이션 따라가고 있다고 했다. 목적지가 7분 남았을 때 오사마에게 자신들은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아까 유턴을 해야 했던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워낙 루카가 확신을 했기에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루카는 원래 자기도 빠르게 운전했는데 딸이 생기고 나서는 모든게 바뀌었다고 했다. 신기하다.

어찌어찌 도착해서 보니.. 아까 하빕이 말한게 맞아서.. 다시 돌아돌아 친구들을 만났다.

오후 두 시 십오분에 집을 나서서 여덟시 반에 도착했다. 여섯시간.. 시간 진짜 빨리도 잘~간다. 내가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어!!하니까 루카가 하루를 다 보냈네~~ 하고 하빕이 우리 아주 쩔친이네~~ 했다.

루카가 우리 둘을 월요일 파티에 초대했는데 갈 수 있도록 한 번 해봐야겠다.

[8/8~8/15] 주간일기| 이집트 비자 연장 | 런데이 30분 달리기 완료 | 광복절 8.15km 달리기

8/8 비자 연장하기

휴.. 정말이지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이집트 비자 연장을 마치고 왔다.

8/8 밸리댄스 배우기

내 친구들이면 다 알 정도로 나는 아랍노래를 매우 싫어하는데.. 그 특유의 쪼와 모든 노래가 똑같이 사용하는 그 박자를 들으면 미쳐버릴 거 같다.

집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파리다가 헬스장으로 내려와달라고 계속 연락왔다. 문자로도 오고 전화도 하고.. 내가 일 한다고 하는데도 계속 조르고..

살마 회사에 인턴이 있는데 저번에 좀 친해져서 헬스장에 초대해서 같이 있는데 언어 때문에 대화가 잘 안 되어서 어색하다고 했다.

또 파리다가 한국에서는 헬스장에서 다른 모른 사람들이랑 같이 운동을 안 하냐고 물었다. 예를 들어서 한국에서는(내 경험상 미국에서도) 어떤 사람이 한 운동기구로 3세트를 한다고 했을 때, 그 사람이 운동이 다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기구를 이용하는데, 이집트에서는 그렇지 않다. 다른 사람 운동할 때 불쑥 끼워들어 같이 하는게 일반적이다.

그걸 몰랐던 한국인 인턴은 적잖이 당황했고 그걸 파리다에게 표현하니 파리다도 당황해서 나에게 전화해서 물었다.

파리다가 그렇게 간곡하게 부탁하기도 했고, 그 한국분도 뭔가 민망하실까봐 얼른 일단 급한걸 마무리하고 내려갔다.

내려가는 와중에도 연락오고 아주 난리였다.

알고보니 나왈도 오기로 했어서 나왈까지 넷이 모였다.

나왈과 나는 이미 파리다와 그 한국인 분이 웨이트 운동을 거의 끝낸 후에야 도착을 했고, 한국인 인턴분이 잠시 후에 있을 밸리댄스 수업을 듣고 싶다고 했다.

나는 정말이지 너무 싫고, 러닝이 하고 싶었고, 내 시간까지 쪼개서 왔는데 이런 걸 해야하는거에 미친듯이 싫었지만, 기왕 이들을 위해 왔으니 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인턴분은 지금 이집트 온지 2주 밖에 안 되어서 체험하고 싶겠지만, 한 번 해보면 분명히 싫어할 거라고 속으로만 생각했고ㅠ

하기 전에도 나 이거 끝까지 (한 시간) 할 자신 없으니까 중간에 나갈 수도 있다고 우스갯소리로 농담할 정도였는데..

역시나 이집트답게 수업은 10분에서 20분 정도 늦게 시작했다. (다행인건지)
수업을 시작하니 정말 앳되어보이는 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외국인이 자신네 나라의 춤을 춘다고 하니 이뻐보였는지 우리의 손을 계속 잡아주시며 거의 1:1 수업인가..? 싶을 정도로 잘해주셨다.

하 근데 겁나,, 그 인턴분이 10분도 안 되어서 못하겠다고 나가겠다고 하고, 파리다도 어쩔 수 없이 따라나가고 나랑 나왈보고도 나오라는데.. 이걸 4명이 앞에서 우르르 나가버리면 그게 무슨 개똥매너냐고ㅠ

거기에 완전 수업 포커스도 우리한테 맞춰져 있었는데 하..

그리고 나는 완전 파리다 곤란해해서 왔건만.. 시간 이렇게 날리는게 너무 아까워서 파리다한테 화는 냈지만, 파리다가 무슨 죈가 싶고 이 친구도 어쩔 수 없었으니 그냥 장난으로 화내는 거처럼 웃으면서 끝냈다.

8/9 카이로에서 드디어 배드민턴쳤다.

배드민턴 동호회 첫 모임이 열려서 참석했다. 시간이 안 맞아 참석을 못 할 뻔 했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건강한 에너지가 느껴졌다.

체력이 늘어서 그런건지.. 마지막에 배드민턴을 쳤을 때보다 뭔가 운동이 빡!!! 되는 느낌은 없어서 좀 아쉬웠다. 엄청 움직여서 그 운동 후 개운함을 느끼고 싶었는데 그건 잘 안 됐다. 체력이 늘어서 그런거겠지..? 정말 별로 안 움직여서 그런것일라나..🫠

8/10 런데이 30분 달리기 코스 완료

드디어~~!! 30분 달리기 코스 완료!

생각보다 훨씬 가뿐하고 쉽게 완료했다. 8주차 2회 때 25분 달리기가 있었는데 그때 뛰면서 ‘아 30분도 그냥 쉽게 뛸 수 있겠구나’가 느껴졌다. 전에 5분, 7분 뛸 때는 ‘와 다음 거는 정말 못하겠는데..’라고 생각했었는데 허허

마지막 코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감격을 받아서 벅차올랐지만 막상 다 끝내고 나니 벅찬 마음보다는 빨리 다음 코스를 진행하고 싶은 설레는 마음이 더 크게 올라왔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1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나 다르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성장해있고 달라져있다. 내가 런데이를 완료할 줄이야.. 러닝을 좋아하게 될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을텐데… 내년의 내가 기대된다.

8/11 첫 실외 러닝 도전

결국.. 이 더러운 도시에서 뛰고 말았다..🏃‍♀️

8/12 비자찾으러 가기

비자를 찾으러 갔는데, 내거는 아직 안 나왔다고 해서 나머지 두 명것만 대기하다가 받아왔다.

처음에 줄도 짧고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길래 오..? 했는데.. 웬걸… 30분 뒤에 받아가라던 비자를 3시간을 더 기다려 받아왔다.

거기 직원이 나라 이름과 사람 이름을 호명하면서 받아가라고 하는데, 한국은 한 명 호명되었고 나는 아니었다. 계속 기다리다가 좀 비슷한 이름이 나오길래 갔더니 역시나 아니었다. 근데 한국이라고 하니 다른 더미에서 찾아서 여권과 비자를 주더라.. 이런..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동반자가 생겼다. 내가 순수하게 직원말을 믿고 3~40분을 기다린 후에 왜 안 주는지 물어보려던 참이었다. 에콰도르에서 온 프랭클린인데 이 친구는 영국인 블로그에서 4시간이 걸렸다는 이야기를 보았다며 이야기해주었다.

그러면서 말을 트며 기다리는 동안 계속 수다를 떨었다. 재미있는 친구라서 다행히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에콰도르에 관광지도 추천을 받고, 이 친구와 내가 하고 있는 고민이 비슷해서 그런 이야기들도 좀 나눴다.

전공도 같고, 다른 나라 경험도 있었다. 이탈리아에서 10년을 살다가 왔다고 했다.

웃긴건 전에 이집트에 관련된 책을 읽었을 때 여기 데이트 문화가 자신들의 형제, 자매를 동행해야한다는 게 있었는데, 실생활을 하면서 본 적은 없었기에 옛날 이야기로 치부했었다.

이 친구가 이집트에 오게 된 계기는 10년이 넘은 이집션 펜팔친구 덕이었다. 3달을 머무르며 둘은 6번의 만남을 가졌는데, 그 중 4번이 그 여자분의 어머니와 함께였다고 했다. 세상에..

재밌게 수다를 떨다가 내가 먼저 일이 끝나서 나왔는데, 다음 번에 만나면 이 친구는 얼마나 더 기다렸는지 물어봐야겠다.

8/13

한식당 아리랑가서 배터지게 먹었다.

생각보다 너무 늦게까지 있다가 집에 와서 짐에서 30분만 걷고 잠들었다.

맛있었던 아리랑 회냉면 근데 4명+2명(다른 테이블)+김치(포장) 가격이 30만원정도 나왔다.

8/14 책 대단한 세상 읽기 시작함

2차 대전 후의 프랑스를 배경으로 한 소설 책 “대단한 세상”을 읽기 시작했는데 빠져들고 있다. 피곤해서 꾸벅꾸벅 졸면서도 읽게 될 만큼 몰입이 잘 되는 책이다. 아마 13일 밤부터 읽기 시작했나보다.

요즘 빠져버린 오이참치비빔밥

8/15 🇰🇷광복절 기념 8.15km 달리기

아침에 일어나서 책을 좀 읽다가 씻기 위해 유튜브를 켰다. 말이 좀 이상한가..? 무튼 씻을 때는 영상을 보는 게 레파토리라서.. 유튜브를 켜니 “션과 함께” 채널에서 션이 작년 광복절에 81.5km를 뛴 영상이 떴다.

나는 81.5km는 절대 무리이고, 8.15km를 도전해보자 싶었다.

짧고 얕았지만 뛰면서 독립운동가들을 생각해볼 수 있었고, 지금까지의 기록 중에서는 제일 길게 뛴게 되었다.

런데이 30분 능력향상 1-3 코스를 끝내고 다음에는 거의 걸으면서하니 힘들지 않게 끝낼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12월 마라톤은 정말 아무 무리없이 끝낼 수 있을 듯하니 정말로 기록을 목표로 해야겠다고 다시금 생각했다.

어제 한 오후 4~5시 쯤에 트레이드밀에서 뛰었는데 유난히 손이 오래 시릴만큼 춥게 느껴졌는데, 그 때문인지 심박수가 160정도에서 잘 오르지 않았다. (짧게 뛰어서 그럴 수도. 어제는 5분씩 뛰는 코스였다.) 뭔가 뛰고 나서의 그 개운함도 덜했는데 실력이 올라서 그런건지 온도 때문인지 모르겠었다.

오늘도 생각보다 끝내고나서 덜 힘들고, 전에 뛸 때보다 덜 힘든거 같고.. 땀도 덜 나고.. 러닝뿐만 아니라 정말 이제 웨이트를 병행해야할 때가 왔나 싶다.

노승구 회장님 내외가 오셔서 즐겁게 수다떨고, 잼도 이 분들을 위해 우베 케이크를 만들어와서 전달드렸다. 다른 한인분들도 그랬고 오늘도 다들 이집트에서 살면 어떻게 하냐고 안타까워 하시네..

오후 5시에는 아폴이랑 통화하기로 되어있었는데, 연락이 안 됐다. 다음 번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아폴이 이 시간에 가능하냐고 물었을 때 내가 답변을 한 줄 알았는데, 통화하기 한 시간 전 쯤 확인차 다시 연락을 하려고 보니 답변을 안 해놨더라ㅠ 부랴부랴 답변했지만 연락 안 왔다.

오후 여섯시 반이 좀 넘어서 마루와를 만났다. 카르푸에 마루와가 가는 유일한 초밥집을 가려고 했지만 오늘 광복절이라 내가 다른 곳을 가자고 제안했다.

레바니즈 레스토랑을 갔는데, 우리나라 불고기 같은 음식을 먹었다. 근데 미친듯이 비싸.. 마루와랑 샐러드 반반 나눠내고 음료수 하나 시켰을 뿐인데 2만 5000원정도 나왔어.. 미쳤냐고요ㅠ

런데이 능력 향상 1-1 | 첫 실외 러닝 | 카이로 길거리 러닝

첫 실외 러닝 도전

어제 런데이 30분달리기 코스를 다 마치고 나서 하루는 러닝을 쉬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갑자기 불쑥 밖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이 흘러갔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 의지라기 보다는 뭐에 홀린듯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희한하기까지 하다.

카이로의 길거리는 비위생적이고 시끄럽고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뛰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수영으로 다니던 클럽 옆 트랙에서 뛰려했다. 거리가 좀 있어서 오토바이 택시를 불렀다.

카이로에서 뛸만한 곳

도착하고 나니 게이트의 안내원들이 짧은 영어로 오늘 무슨 특별한 날이라면서 일반인들에게 오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일부러 택시타고 여기까지 온건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그런 소리를 들으니 괜히 준비하고 여기까지 온게 민망하기도 하고, 못 뛴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지만 뭐 우긴다고 될 것도 아니니 그냥 돌아섰다.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웠고 어쩔 수 없이 길에서 뛰어야만 했다. 1.6km 떨어진 곳에 미국 학교가 있는데, 그 주변은 (정말 좋게 말해서) 그나마 좀 걷거나 뛸 수 있었고, 실제로도 몇몇 사람들의 산책 코스이다.

전에 지현이가 놀러왔을 때 오전에 한 번 나는 걷고 지현이는 뛴적이 있는데, 개똥이 너무 많고 길이 깨져있어서 매우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쩌겠나.. 다른 곳은 아예 뛰기가 불가능 한걸

일단 런데이 앱을 켜고 미국 학교까지 가는 동안에도 뛰기로 했다. 가는 동안에는 찻길을 건너느라 중간 중간 어쩔 수 없이 걷기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페이스가 빨리 나왔다. 그에따라 심박수도 많이 올랐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거다.

실내 트레이드밀에서 할 때는 몰랐는데, 야외에서 하니까 원래 뛰던 페이스는 나 자신이 정말 느린거처럼 느껴졌다.

실내러닝과 실외 러닝의 차이

미국 학교에 도착해서 그 주변을 삥삥돌 때는 이미 힘이 꽤나 빠져있었다. 소음때문에 뛸 때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소음은 커녕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도 안 들릴만큼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이 러닝을 할 때 잡생각이 안 나서 좋다고 하는지 이유를 알겠다. 실내에서 뛸 때는 머리속에서 새롭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고, 해야할 일들이 정리가 되어서 좋았는데, 야외에서 뛰니 어떤 생각도 할 틈이 안 났다. 그냥 개똥을 안 밟고 싶다는 생각과 앞의 사람들을 어떻게 피할지에 대한 생각뿐

실내 러닝 적응이 된 탓인지 여러 생각을 정리하는 그 시간이 좋았어서 그점은 조금 아쉬웠는데, 이 부분은 상황에 따라 어쩔땐 장점으로, 어쩔땐 단점으로 느껴질만 해서 상황에 따라 앞으로 어디서 뛸 지 선택 하면 좋을 듯하다.

다른 단점으로는 밖에서 뛰니 신발이 더 빨리 낡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모래도 많고 길도 험하니까.. 내가 가진 러닝화는 이것뿐이고 12월에 마라톤에 나가야하는데, 신발 컨디션이 잘 유지되길 바란다.

러닝은 매일하면 안 좋다고 하지만, 나는 쉬는 날이 오히려 더 적게 뛰어왔었는데 실외에서 한 번 뛰고나니 발바닥도 아프고, 뛰는 동안에도 처음 뛸 때처럼 뭔가 다리에 불편한 이물감이 느껴졌다. 이래서 매일 뛰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최대산소섭취량 VO2MAX

밖에서 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던 이유 중에 또 하나는 최대 산소섭취량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실외 걷기나 뛰기에서만 애플워치에서 측정이 되어서 기록이 되는데, 최근 몇 주 동안 실외에서 걸을 일이 없어서 얼마나 올랐을지 꽤나 기대했다.

워낙 처음에 낮았어서 그런지 오르는 속도가 가파라서 몸이 건강해지고 있구나 느끼며 뿌듯했던 수치이다. 러닝을 시작한지 고작 1개월 반도 되지 않았는데 체력이 정말 많이 올랐음을 느낀다. 근데 그걸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하니 증명을 받고, 정확하게 어느 정도가 상승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문제는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좀 줄어서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뛰면서 기록한 건 처음이라 평소보다 낮게 나오는건지 다른 이유를 찾으며 합리화를 하려하고 있다. 분명 올랐을 텐데 숫자만 잘 안 나올 거라고 생각하며🫠

하도 사람들이 야외에서 뛰는 게 실내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해서 야외 한 번 뛰었다가 실내로 못 돌아올까봐 걱정을 했는데, 이건 한 번 다시 실내에서 뛰어봐야 할 것 같다. 위에서 서술했듯 각각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

실내에서 뛸 때도 중독된 것 마냥 매우 재미있었는데, 확실히 야외에서가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거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잘 모르겠네.. 실제로 실내에서 뛸 때보다 적게 뛰긴한거라..

날씨가 풀리고 생활이 좀 규칙적으로 되면 오전에 그냥 여기 길거리를 뛰어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근데 그러면 건강에 너무 안 좋을 거 같기도… 각종 먼지와 소음, 미친듯이 운전하는 사람들…

확실히 더러운 곳에서 뛰고나니까 먼지 때문에 콧물에 기침이 엄청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