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평소와 같이 출근을 하려 계단을 돌아 올라오는 층계 앞에서 항상 있는 창문이 보였다. 창문은 어디 도망가지 않고 항상 그 자리에 있으니 보이는 건 당연한 거였다.
출근할 때나 퇴근할 때, 혹은 점심을 먹으러 나가고 들어올 때마다 계속해서 보였던 창문인데 오늘은 뭔가 눈에 띄었다.

“No Stone Here”
매직으로 굵게 색칠까지 해가며 적혀있었는데, 원래 항상 있던 글씨가 오늘 처음으로 내 눈에 띈 것인지, 아니면 지난 주말 사이에 누가 적어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내가 아는 한 이집트는 건물 용도에 큰 제약이 없어서 한 건물에 상가/병원/주거가 정말 희한하게 섞여있다. 한국으로 치면 어디 주공 아파트 13층 친구네 집 옆에 종합병원이 들어서 있는 거랑 비슷한 비유일까.
우리 사무실은 해당 건물 3층을 다른 4개의 세대와 같이 나누고 있고, 우리 사무실을 제외한 나머지는 주거공간으로 추정이 된다. 우리 사무실도 보면 화장실이 두 개가 있고 그중 하나에는 욕조까지 있는 작은 집 형태이다.
평일에 해 떠 있을 시간에만 왔다 갔다 하는 나로선 이 창문이 닫혀있는 걸 거의 볼 수 없다. 겨울에는 닫혀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기억이 안 난다. 내가 어제 뭘 했는지도 기억이 안 나서 일기를 쓰는데, 사무실 창문이 열려있는지 닫혀있는지 알바인가. 아무튼 주로 주거공간이기 때문에 저녁에는 창문을 닫아둘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누군가 여기에 돌을 던지나 보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사진을 찍었다. 일상 속에서 보인 작은 차이이기 때문이기도 했고, 언젠가는 이 창문을 볼 일도 없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우연의 일치였을까? 오늘 투어 나간 그룹 중 하나의 버스에 이집트 아이가 새총으로 돌을 쐈다고 했다.
그래서 한 시간이 안 되는 시간 동안 길에 차를 정차하고 깨진 유리 창문을 드러내고 새로 달아야 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혹은 어떤 무언갈 암시하는 징조가 될 수 있을까?
이집트 사람들은 왜 돌을 던졌을까?
얼마 전에 에밀리, 오마르, 루카랑 미나 식당(한국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이집트 특정 시골 지역 이야기가 나왔다. 오마르의 고향인데 다들 아는 지역이었나 보다. 처음 듣는 지역명에 내가 다시 되물었는데 불쑥 사장님께서 우리 대화에 참여하셨다. 우리 대화에 참여하셨다기보다는 나에게 설명을 해주셨다는 거에 더 가깝겠다. 한국어로 말씀하셨으니까.
내가 아는 한 사장님은 이집트에서 가이드를 하셨었는데, 아마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셨나 싶다. 90년대 2000년대에는 야간 슬리핑 열차를 타고 단체들이 지방으로 향할 때 그 지역을 거쳐갔어야 했는데, 가이드들은 절대로 2층 칸에는 머물지 않았다고 하셨다. 그 지역 사람들이 지나가는 기차에 총을 쏴 사람을 죽이는 일이 발생했었다는 거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2층 칸에는 외국인만 타는 곳이고, 그 지역 이집트 사람들은 국적 불문 외국인이 자신들의 나라에 오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그럴 거라고 말씀해주셨다.
기껏해야 1년 좀 넘게 이 나라에 머문 나로서는 정확한 내막을 이해하거나 통찰력 있는 인과관계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이 나라의 경제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되어 가고 있고 정부의 신뢰도도 높지 않다.
돌과 총알은 관련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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