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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데이 능력 향상 1-1 | 첫 실외 러닝 | 카이로 길거리 러닝

첫 실외 러닝 도전

어제 런데이 30분달리기 코스를 다 마치고 나서 하루는 러닝을 쉬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갑자기 불쑥 밖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생각이 흘러갔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내 의지라기 보다는 뭐에 홀린듯이 너무나 당연하게 느껴진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희한하기까지 하다.

카이로의 길거리는 비위생적이고 시끄럽고 안전하지 않기 때문에 뛰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수영으로 다니던 클럽 옆 트랙에서 뛰려했다. 거리가 좀 있어서 오토바이 택시를 불렀다.

카이로에서 뛸만한 곳

도착하고 나니 게이트의 안내원들이 짧은 영어로 오늘 무슨 특별한 날이라면서 일반인들에게 오픈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일부러 택시타고 여기까지 온건데…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그런 소리를 들으니 괜히 준비하고 여기까지 온게 민망하기도 하고, 못 뛴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했지만 뭐 우긴다고 될 것도 아니니 그냥 돌아섰다.

여기까지 온 이상 그냥 돌아가기는 아쉬웠고 어쩔 수 없이 길에서 뛰어야만 했다. 1.6km 떨어진 곳에 미국 학교가 있는데, 그 주변은 (정말 좋게 말해서) 그나마 좀 걷거나 뛸 수 있었고, 실제로도 몇몇 사람들의 산책 코스이다.

전에 지현이가 놀러왔을 때 오전에 한 번 나는 걷고 지현이는 뛴적이 있는데, 개똥이 너무 많고 길이 깨져있어서 매우 불편했던 기억이 있는데, 어쩌겠나.. 다른 곳은 아예 뛰기가 불가능 한걸

일단 런데이 앱을 켜고 미국 학교까지 가는 동안에도 뛰기로 했다. 가는 동안에는 찻길을 건너느라 중간 중간 어쩔 수 없이 걷기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생각보다 페이스가 빨리 나왔다. 그에따라 심박수도 많이 올랐다.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거다.

실내 트레이드밀에서 할 때는 몰랐는데, 야외에서 하니까 원래 뛰던 페이스는 나 자신이 정말 느린거처럼 느껴졌다.

실내러닝과 실외 러닝의 차이

미국 학교에 도착해서 그 주변을 삥삥돌 때는 이미 힘이 꽤나 빠져있었다. 소음때문에 뛸 때 스트레스 받지 않을까 싶었는데, 소음은 커녕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나오는 음악도 안 들릴만큼 정신이 없었다.

사람들이 러닝을 할 때 잡생각이 안 나서 좋다고 하는지 이유를 알겠다. 실내에서 뛸 때는 머리속에서 새롭거나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고, 해야할 일들이 정리가 되어서 좋았는데, 야외에서 뛰니 어떤 생각도 할 틈이 안 났다. 그냥 개똥을 안 밟고 싶다는 생각과 앞의 사람들을 어떻게 피할지에 대한 생각뿐

실내 러닝 적응이 된 탓인지 여러 생각을 정리하는 그 시간이 좋았어서 그점은 조금 아쉬웠는데, 이 부분은 상황에 따라 어쩔땐 장점으로, 어쩔땐 단점으로 느껴질만 해서 상황에 따라 앞으로 어디서 뛸 지 선택 하면 좋을 듯하다.

다른 단점으로는 밖에서 뛰니 신발이 더 빨리 낡지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모래도 많고 길도 험하니까.. 내가 가진 러닝화는 이것뿐이고 12월에 마라톤에 나가야하는데, 신발 컨디션이 잘 유지되길 바란다.

러닝은 매일하면 안 좋다고 하지만, 나는 쉬는 날이 오히려 더 적게 뛰어왔었는데 실외에서 한 번 뛰고나니 발바닥도 아프고, 뛰는 동안에도 처음 뛸 때처럼 뭔가 다리에 불편한 이물감이 느껴졌다. 이래서 매일 뛰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최대산소섭취량 VO2MAX

밖에서 뛰고 싶어서 몸이 근질거렸던 이유 중에 또 하나는 최대 산소섭취량을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실외 걷기나 뛰기에서만 애플워치에서 측정이 되어서 기록이 되는데, 최근 몇 주 동안 실외에서 걸을 일이 없어서 얼마나 올랐을지 꽤나 기대했다.

워낙 처음에 낮았어서 그런지 오르는 속도가 가파라서 몸이 건강해지고 있구나 느끼며 뿌듯했던 수치이다. 러닝을 시작한지 고작 1개월 반도 되지 않았는데 체력이 정말 많이 올랐음을 느낀다. 근데 그걸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하니 증명을 받고, 정확하게 어느 정도가 상승했는지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근데.. 문제는 어찌된 일인지 오히려 좀 줄어서 날씨 때문인지, 아니면 뛰면서 기록한 건 처음이라 평소보다 낮게 나오는건지 다른 이유를 찾으며 합리화를 하려하고 있다. 분명 올랐을 텐데 숫자만 잘 안 나올 거라고 생각하며🫠

하도 사람들이 야외에서 뛰는 게 실내에서 뛰는 것보다 훨씬 재미있다고 해서 야외 한 번 뛰었다가 실내로 못 돌아올까봐 걱정을 했는데, 이건 한 번 다시 실내에서 뛰어봐야 할 것 같다. 위에서 서술했듯 각각 장단점이 있는 듯하다.

실내에서 뛸 때도 중독된 것 마냥 매우 재미있었는데, 확실히 야외에서가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거 같기도 하고.. 근데 또 잘 모르겠네.. 실제로 실내에서 뛸 때보다 적게 뛰긴한거라..

날씨가 풀리고 생활이 좀 규칙적으로 되면 오전에 그냥 여기 길거리를 뛰어다녀도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근데 그러면 건강에 너무 안 좋을 거 같기도… 각종 먼지와 소음, 미친듯이 운전하는 사람들…

확실히 더러운 곳에서 뛰고나니까 먼지 때문에 콧물에 기침이 엄청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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