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다가 이집트에 오게 되니 오바를 보태면 극과 극의 환경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가 비자인데, 미국에서는 비자 발급이 살짝 늦어져 갑자기 한국에 가야하는 상황까지 생겼었던 반면 여기에서는 비자 날짜가 좀 지나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국인의 경우)
실제로 여기 한인들은 보통 1개월짜리 여행비자로 계속해서 머물다가 출국할 때 공항에서 패널티를 내는 경우가 많은듯 하다.
그러다가 몇 개월 전부터 비자 단속이 심해졌으니 꼭 비자 연장을 하라는 이야기가 돌았다.
처음에 이집트에 왔을 때 한 달짜리 비자로 왔다가 하루 더 머물게 되어서 너무 긴장하고 불안했는데, 비자 연장 프로세스가 매우 느려서 보통 15일 초과정도는 그냥 넘어간다고 했다. 나도 별 문제없이 이집트를 탈출(?!)할 수 있었고.
그때는 비자 연장 프로세스가 오래걸려서 좋았겠지만… 지금은 그 프로세스를 꼭 거쳐야하니.. 휴..
무튼 비자 연장을 하기 위하여 이민국으로 향했다. 오전 8시에 연다고 해서 좀 일찍 출발해서 대기를 타려고 했지만 좀 늦게 출발하게 되어 8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카이로의 여느 다른 동네와 같이 굉장히 로컬 분위기가 나는 곳이었지만 막상 건물 안에 들어가 보니 꽤나 최신식이었고 굉장히 넓었다.
비자 연장을 하기 위해서는 2층에 있는 5번 창구에 가야 한다. 정말 이해가 안 가지만 창구에서 줄을 서서 작성해야 하는 애플리케이션 폼과 번호표를 받아야한다. 이 과정에서는 다들 그냥 줄을 선다기보다는 새치기를 한다.
폼을 작성하고 은행 버스로 가서 200 달러를 파운드로 환전하고 영수증을 받아왔다. 그걸 다시 같은 창구로 가서 보여주고 나서 이때 번호표를 받았던건가? 무튼 그랬다.
그리고 나서는 번호가 불릴 때까지 대기를 했다. 차례가 되면 창구에서는 다시 한 번 은행에 가서 파운드로 비자 가격을 내라고 한다. 나는 한달이 지나서 왔기 때문에 패널티 비용도 내야 했다.
일행 두 분은 두 달이 넘어서 더 많은 패널티를 내야했다. 셋의 6개월 비자와 패널티를 합쳐서 총 20,640? 파운드정도였다.
은행 부스에서도 줄을 꽤나 서는데, 그러고 나서 창구로 돌아올 때까지 아직 우리 번호로 그대로 멈춰있었다.
이후부터는 이제 진짜로 비자연장을 위한 프로세스가 진행되었다. 창구 직원이 폼을 확인하고 도장을 찍고 우리의 사진을 찍고 지문을 확인한다.
오늘은 목요일인데 다음 주 수요일 다시 오라고 했다. 정말이지 다시는 두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곳인데 말이다.
일단 너무 시끄럽고 체계가 없다. 또 기다리는 시간이 죽이는 시간 같아서 너무 아깝다.
정리하자면,
1. 2층 5번 창구로 가서 애플리케이션 폼 받고 작성하기
2. 은행 창구로 가서 달러를 파운드로 환전하기 (나의 경우는 $200을 함-이 돈을 전부 비자 비용에 내는 것은 아님)
3. 같은 창구로 가서 환전 영수증을 보여주고 번호표 받기 (번호표를 1번에서 받았는지, 3번에서 받았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ㅠ)
4. 차례가 될 때까지 기다리기
5. 차례가 불리면 여권과 애플리케이션 폼을 제출, 그러면 직원이 은행가서 비자 요금을 내고 오라고 한다.
6. 은행 창구로 가서 파운드로 비자 요금 지불하기
7. 다시 같은 창구로 가서 영수증 제출하고, 사진찍고 지문 스캔하기
나는 여권을 다음에 올 때 찾으러 오는 건줄 알았는데 (필리핀, 미국에서는 그렇게 했었으니) 여권은 바로 돌려줬고, 비자만 다음 주에 찾으러 오라고 했다.
정말이지 시간낭비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소음 속에서의 대기였다.
희한한게 확실하지는 않지만 단순하게 6개월 관광비자 발급하는 곳은 내가 갔던 2층 5번 창구가 유일한 느낌.. 그렇다면 이 많은 다른 사람들은 다들 어떤 비자때문에 왔단 말인가.. 건물자체가 5층 이상으로 이루어진 거 같은데..
실내는 에어컨 덕에 덥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나올 때 보니 밖에 수백개의 의자에 사람들이 꽉꽉 차서 기다리고 있었다.
또 알게 된 건 처음에는 6개월 단수 비자만 발급 가능하고 (다른 개월 수 단위 없음) 그 이후에 리엔트리 비자 발급이 가능한 듯하다. 이 비자도 기간 내 무제한 재입국이 아니라 딱 한 번만 다시 가능하다고 한다.
후.. 이집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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