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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여행일기] 마지막 비자 연장

지난해 10월 말 필리핀에 와서 언제까지나 ‘아직은 필리핀 생활의 초반이야, 초반!’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젠 필리핀에서 머문 날과 머물 날이 비스름해졌다. 마마가 항상 하는 말인 호주 가면 그리울 거라는 말에 여전히 ‘아직 멀었다.’라는 말로 반박하지만, 속으로는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아직 호주의 어느 곳으로 갈지 아무런 계획도 생각도 잡히지 않는데 항공권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왔고, 스카이스캐너를 살짝 열어서 가격을 봤는데 절대 저렴하지 않은 가격이었다.

처음에 갔을 때 거짓말을 살짝 해야 해서 떨렸던 이미그레이션 센터를 마지막 비자 연장을 위해 들렸다. Special student permit을 발급받아 가니 수월하게 비자 연장을 할 수 있었다. 직원이 “마지막 연장이겠네요?”라며 물었다. 그러며 ECC 서류를 내밀며 출국 2주~30일 전에 와서 제출하라고 했다.

다음 주에 여권을 되찾으러 한 번 가고, 출국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이미그레이션 센터에 들러야 하지만 이번에 비자 연장으로 찾는 이미그레이션의 마지막이다.

여느 다른 필리핀인을 대할 때처럼 직원들에게 미소를 건네보지만 여기 직원들은 정말 무뚝뚝~하다. 전에 여권을 찾으러 아폴과 함께 들렸을 때 웃으며 여러 질문을 날려주던 꾸야만 유일하게 인간미가 있다.

학교를 3시 반에 부랴부랴 마치고 걷고, 지프니를 타서 4시 전에 도착했는데, 이미 여러 업무는 마감이 되었나 보다. 가드가 부장쯤으로 보이는 아떼한테 되냐고 물어봐서 허락(?) 맡고 비자 연장할 수 있었다. 나중에는 빨리 오라는 말과 함께. 학교 때문에 빨리 올 수 없었다고 반박하려다가 괜히 밉보여서 좋을 게 없을 거 같다는 생각에 말을 아꼈다. 얘네도 웃겨, 자기네들 업무 5시까지면서 그 전에 업무를 닫으면 방문자인 내가 그 사실을 알 턱이 있나. 하지만 어쨌든 나를 받아줬기 때문에 감사하긴 하다.

내가 일을 처리하는 동안 입구에서 네 명의 무리가 한국말과 따갈로그, 영어를 섞어가며 심각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UC 대학교에서 온 거 같은데 뭔가 문제가 있는 듯했다. 문제가 있어 보이는 남자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나한테 도움을 청했으면 하는 오지랖이 속에서 발동했는데, 다른 일행 여자가 따갈로그를 잘하는 듯 보였고, UC 대학교 관리자도 같이 온 듯했다.

그러고 보니 비자 연장 서류 제출하면서 SSP 제출하니깐 학교 관계자가 안 오고 왜 직접 오냐고 물었다. 오잉. 다른 학생들은 학교에서 해주는 건가..!? 우리 반 애들은 다 각자 올 텐데? 하는 생각이 들다가, 학교에서 해주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다가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우리 반 애들은 다 그들의 교회에서 처리해주겠구나^^!

다음 주는 시험 기간. 시험이 끝나고 얼른 호주 지역을 알아봐야겠다. 날씨도 중요하고, 도시에서도 살고 싶고, 한국인은 거의 없었으면 좋겠고, 물가는 저렴한 곳이면 좋겠고, 일자리 구하기는 쉬웠으면 좋겠는데 세컨 비자부터 따야 할 거 같으니 6월 성수기 농장 위치부터 알아봐야겠다. 체력이 되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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