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날 일기가 너무 길어서 첫 번째 포스팅은 여기로
박물관 끝에는 티베트 커뮤니티의 사회활동이 있었는데 텐진이 전에 참여했던 프로젝트도 전시가 되어있었다고 했는데 결국 못찾고 박물관 직원분이 시간이 다 되었다며 불을 끄셔서 나왔다.

길가는데 보라색 식물 뭔가 찍고 싶어서 찍어봄

어느 길가에 쭈욱 마련된 벤치에 넷이 나란히 앉았다. 이 길 이름이 뭐가 있었는데 얘네 말로는 뜻이 다른 사람 쳐다보면서 판단하는 길이라고 했다 허허

길거리 풍경.. 우리가 너무 빨리와서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다.


애들이 사준 짜이티랑 레이어가 엄청 많은 빵.
얘네가 빵을 티에 찍어먹으래서 먹었는데 빵이 맛있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지현이는 티에 안 찍어먹더니 아무 맛도 안 나서 맛이 없다고 했다. 이 빵은 티에 찍어먹어야만 하는 빵인가보다.
자리에 앉아있을 때 내가 가장 끝 쪽에 있었는데 옆에 스님 두 분이 앉으셨다.
그 중 한 스님이 어디에서 왔냐며 질문을 하셨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고 그냥 스몰톡을 하다가 질문이 있다고 하셨다.
여기에서 부터는 스님과의 질문 타임!
1. 당신은 좋은 사람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뭔가 되게 멋드러지는 질문에 그냥 생각나는대로 답했다. 친절한 사람, 근데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이든 식물이든 다른 생물을 동등하게 여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했더니 좋은 답변이라고 해주심
그래서 스님한테는 좋은 사람의 정의는 어떤 거냐고 여쭤보니까 스님은 아직 배우는 단계라 답을 할 수 없다했다. 나는요..😶🌫️
근데 사실 나의 속마음은 따로 있었움..!
필리핀에 살던 시절에 처음 해외살이이기도 했고 첫 종교국가 살이기도 했는데 필리핀 정말 다 좋았지만 종교가 너무 강해서 미쳐버렸던 적이 있다.
내 지론은 동북아 국가들은 사회 규율을 도덕을 교육으로 가르친다고 하면 다른 많은 국가들은 종교 규율로 그것을 통제한다는 것인데 필리핀은 역사적으로 식민지배가 길었고 스페인 침하에 있을 때 천주교를 퍼뜨리며 필리핀인들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쓰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었다.
몇몇 필리핀인들은 동의를 했고 심지어 내가 말하기도 전에 먼저 같은 논리를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필리핀에서는 이름 다음으로 묻는 질문이 종교였는데 종교가 없다고 하면 표정이 일그러지면서 마치 “너는 종교가 없으니 나쁜 짓을 해도 거리낌이 없는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얼굴이 된다.
그때 아폴이랑 나눴던 이야기 중에 하나는 신앙심에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지옥에 안 가고 싶어서 억지로 나쁜 짓을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랑 본인이 우러나와서 나쁜 짓을 하지 않는 사람이랑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자면 나는 후자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언제나처럼 아폴도 동의해줬고.
그래서 스님의 질문에 나의 답변은 본인이 다음 생 혹은 저승에 가서 편하게 살고 싶어서 억지로 착하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라 본인이 그렇게 하고 싶어서 선행을 하는 사람이라고 답변하고 싶었지만 괜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을 거 같아서 그렇게 답변하지 않았다.
2. 인생을 살면서 후회스러운 큰 잘못은? 또 그로 인해 얻은 교훈은?
뭐 살다가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몇 번 있었지만 한 번도 답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도 못고르는 사람한테..
거기에 살면서 원래 앵간히 후회도 안 하는 사람인디ㅠ
그래서 나는 지금의 내가 좋고 과거의 실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과거의 실수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아니기 때문에 딱히 생각나는게 없다고 답했더니
‘오~ 좋은 답변! 잘 알겠고. 그건 근데 내 질문에 대한 답변이 아니야. 그래서 가장 큰 실수가 뭐야?’ 라고 다시 되물으심
그래서 그냥 전에도 이렇게 꼬치꼬치 캐물으신 분이 있어서 그때 생각난 뭐 거짓말 아닌 거짓말을 또 똑같이 반복했다.
학생 때 에버랜드를 갔는데 누가 내 발을 밟았나 그래서 놀라서 소리를 크게 질렀던 적이 있다. 근데 알고보니 중증도의 지체장애를 앓고 있는 자녀와 그 아버지로 추정되는 분이 서계셨고 정황상 그분들은 내가 그 장애인의 모습을 보고 놀란거라고 생각할만한 환경이었다. 근데 나는 그때 경황이 없어서 설명을 하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하는 이야기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긴한데 인생살면서 가장 후회하는 일은 분명 아닐 건데.. 다른 후회되는 실수는 생각 안 나는데 어쩔🤷♀️
스님은 무엇을 가장 후회하시냐고 여쭤보니 어릴 때 영어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된다고 하셨다. 지현이에게 나중에 전달해주니 지현이가 스님 영어 잘하시던데!??! 라고 했다.
3.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결하는가?
노래방가거나 자면 풀려요. 라고 대답했다. 개 산책도 그 중 한 방법인데 그 이야기는 안 했던 듯?!
그랬더니 내면에 잘 집중하고 있다고 칭찬하셨다. 요즘 사람들은 너무 외적으로 보여지는 것에 치중하다보니 힘들어한다며,,
개떡같이 말해도 엄청 현자처럼 포장해주심,, 근데 나는 찌들었던게 스님이 아니었으면 수작부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스님ㅠ
스님이 이런거 대화 나누는 수업이 있다며 시간이 있으면 참관하라고 하시며 왓츠앱 번호를 교환했다.
아 맞아! 근데 이날 점심시간에 잠양이 이미 알고 있는 독일인이 오후 7시에 영화 상영회가 있다고 초대를 해주었었다. 그러면서 그 분하고 대화를 좀 나눴는데 자기는 여기에서 열 달째 티베트어를 배우고 있고 반 친구 중에 두 명이 한국인이라고 했다.
도서관인가 어딘가를 지나가는데 잠양이 저기 한국인 있다고 말하는데 나는 그냥 지나가다가 한국인처럼 생긴 사람한테 한국인이라고 하는 줄 알고 아냐 한국분 아니라고 말했는데..! 알고보니 여기 수업을 듣는 잠양도 알고 있는 분이었다.
어떤 한국분이 티베트어를 배울까 궁금했는데 뭔가 나처럼 여행객이거나 아니면 불교에 뭔가 큰 의미를 두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만난 분은 티베트 의학을 공부하기 위하여 2년 동안 티베트 언어를 공부한다고 하셨고 이거 끝나고 의학 공부로 넘어갈 거라고 하셨다. 한국에서는 수의학을 전공했다고 하셨다.
무튼 우리는 거리에서의 수다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서 정비를 한 후 영화를 보기 위해 6시 20분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

숙소에 가는 길에 간단한 간식겸 저녁으로 모모와 저 뭔지 모를 희한한 거 사옴! 가격은 까먹음 지현이도 기억 못 함!
모모는 파니르(치즈) 모모와 야채 모모를 사왔는데 파니르 모모 왕짱맛이다. 저 큰 뭔가는 찐빵 닮았길래 그거 생각하고 사온건데ㅠ 뭔 말도 안 되는 맛이라 설명도 못 함.. 지현이는 괜찮게 먹었다..
지현이가 야채 모모 하나 먹어볼래? 해서 당근있을까봐 두려워하면서 반을 갈랐는데 역시나 당근이 있었다 웩
당근을 피해서 좀 먹어봤는데 뭔가 맛없고 단 맛이 나서 웩이었다. 파니르 모모를 이미 다 먹어서 입 안을 정화시킬 수 없어서 매우 안타까웠다.
시간이 좀 남아서 다시 루프에 올라가서 일 좀 더 하고.. 양치만 급하게 하고 다시 나왔다. 근데도 늦음..

텐진이랑 잠양이 미리 택시를 잡아두었다고 했다. 오전에 만났던 달라이 라마 사원 게이트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거리가 멀지 않지만 내리막길 돌아버려서 다시는 슬리퍼를 신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내 무릎은 비싸니까..

영화 상영회 장소에 도착했는데.. 카페에서 한다고 애들이 일할 수 있을거래서 랩탑도 가져왔는데.. 할 분위기는 아닌 거처럼 느껴졌다. 다행히? 정시에 시작하지 않아서 그 전에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좀 주어졌다.

너무 몰카 컷처럼 나왔는데.. 영화 상영 전 간단한 브리핑을 하시는 영화 감독님이시다. 캐나다분이시다.

영화는 티베트 불교 예술 중 하나인 Thanka가 주제였다. 앞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디테일을 잘 담았다고 하셨는데 상영 환경상 잘 나오지 못해 아쉬웠다.

영화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사실상 지현이랑 나를 빼고는 티벳 사람이거나 적어도 티벳에 어느 정도의 이해도는 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첫 질의가 내가 예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법이었다. 티벳분이셨는데 영화를 aggressive하게 느끼셨다고 했다. 이런식으로 대화가 흘러갈 거라고 생각을 못 했는지 나도 지현이도 정확하게 질문은 기억을 못하는데 답변부터는 기억이 난다.
감독님은 이 영화는 티베트 사람을 청중으로 두고 제작한게 아니라 서양 사람들을 청중으로 두고 만들었다고 하셨다.
잠양도 나중에 질문을 하나 했는데 지역 이름을 티베트 임을 알 수 있도록 좀 더 명확하게 표기를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티베트 사람들은 자신의 지역을 세 구역으로 나누는데 그 구역의 이름까지 적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도 보면서 뇌리에 남아있던 단어인데 티벳의 어떤 지역에 Tibetan Cultural Area라고 표기했었다. 잠양도 이점을 꼬집었다.
다른 어떤 티베트 사람으로 추정되는 분은 중국인 청자를 대상으로 만들 생각은 없었냐고 물어보셨는데 질문이 살짝 장황해서 감독도 나도 그 질문 포인트를 잘 못잡은 듯 하지만 답변에는 중국에서 알았으면 잡혀갔을 거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서양 문화권의 사람들도 몇몇 간단한 질문을 했었는데 기억은 안 나지만 티베티안의 질문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나중에 지현이랑 한 이야기는 이랬다.
- 질의 응답이 이런식으로 흘러갈지 몰랐다.
- 근데 우리라도.. 일본 식민지배하에 누군가 우리의 이야기를 담는다면 고마움도 있지만 잘못된 표현이 있다면 화가 날 것 같다.
(둘 다 티베트 박물관을 돌면서 일본이 우리나라 식민지배하던 거를 겹쳐서 보았었음) - 근데 감독 입장에서도.. 티베트에 대해 알리려고 노력하는 사람인데 이런 질문이 나올거라고는 생각 못 했을 것이다.
-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겪지 못했다면 지식은 가질 수 있어도 그 감정과 한을 전부 이해할 수는 절대 없을거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일테다.
- 감독은 이런 피드백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다.
지현이는 더 나아가서 영화가 티벳 불교 예술을 이야기하는데 홍콩 여자와 미국 남자를 중심으로 스토리를 이어나가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듣고 보니 맞는 말이다.
영화가 끝나고 텐진과 잠양은 저녁을 먹는다고 했고 나는 진짜 몇 시간 전부터 졸려서 죽기 전이었고 지현이도 그닥 배가 안 고프다고 하여 숙소로 간다했더니 잠양이 택시를 잡아주러 같이 나왔다.
잠깐 기다리는데 어떤 차의 커플이 잠양에게 길을 물었다. 근데 우리가 가는 쪽이었나보다. 그래서 거기 차 얻어탔다.

둘은 각자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인데 어떻게 만났냐고 물어보니 같은 대학을 다녔다고 했다. 올해 10월에 결혼한다고 했다. 축하~~~
숙소 근처에 내려줘서 편하게 숙소에 와서 잘 잤다.
06월 09일 2025년





1 Comment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승려분과 저런 대화를 나누다니! 다람살라는 흥미로운 곳이군요… 좋은 사람의 기준이란 무엇일까요?? 너무 광범위한 질문인 듯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은 자기 기준이 뚜렷해서 주변의 말에 흔들리지 않지만 또 그렇다고 해서 자신의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는! 그런사람이 멋지고 좋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관람한것도 흥미로워요… 현지 친구가 있는 것은 여러모로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ㅇㅓ서 좋네요!!! 그러나 아무래도… 주류인 백인 남성이 소수민족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엔 한계가 있어 보여요ㅠㅠ 저분의 좋은 의도는 칭찬할만 하나… 이쪽 저쪽 입장이 다 이해가 되는 상황이예유